[2023년] 석파시선암철쭉제 서귀포의 시 낭송대회-강방영 시인
[강방영 시인]
○ 대표 약력
* 1956년 10월 28일 제주도 남제주군 안덕면 창천리 출생
* 1982년 <詩文學> 9월호(추천 완료) 등단
* 시집 (8권, 시 선집 1권 )
'집으로 가는 길'(1986), '생명의 나무'(1993), '달빛 푸른 그곳'(1995), '좋은 시간'(1997), '은빛목소리'(영어 일어 번역 포함, 1999), '인생 학습'(2005), '내 하늘의 무지개'(2016), '그 아침 숲에 지나갔던 그 무엇'(2018)
⦁ 시 선집: 강방영 시선집 '내 어둠의 바다'( 2013)
* 저서
'불멸의 연인 사포'(Sapho, the Immortal Lover, 2003),
'잃어버린 마음을 찾아서: 시가 있는 산문' (2008)
■ 수상
2013년 제주문학상
■ 논문
⦁ 박사학위논문 Theodore Roethke: 시와 자연 (한국외국어대학교 대학원 영어과) (1992. 02.)
⦁ 석사학위논문 The Seasonal Cycle in Robert Frost (1982.02.)
■ 영어번역
⦁ 국제PEN한국본부 제주지역위원회 회원 작품집 영역
-제주펜무크 제1집, 9집, 10집, 11집, 12집 13집, 총 6권 전권 영어번역,
제 15집 시 작품 영역)
⦁ 제주 지방법원 외국인 재판 영어통번역 교수(2006.05~ 2008. 06)
◼ 제주도내 일간지 집필
⦁ 제주신문 “해연풍” (1995년 ~2003년) ),
⦁ 한라일보 칼럼[시와 그림이 있는 한라] 시 비평 및 소개( 2003.0 8월~ 2004. 09 매 금요일)
⦁제주일보(제주신보) 시론 집필 (2003 ~ 2021년 현재)
◼ 연락처 : 010-2689-9760
서귀포 봄 마중 / 강방영
-2022년 시로 봄을 여는 서귀포 행사에서-
서귀포에 갔었지 어제
봄 마중을 칠십리 시공원에
흰 눈 흰 구름 걸린 파란 한라산
품에 안긴 들과 도시와 바다
계곡 아래 멀리 보이는 흰 폭포
공원에 모여 사람들 시를 낭송하고
만발한 매화 밭 걸어
구름 안은 연못을 건넜지
천지연 계곡 냇물에 떠 있는 오리들
깃털에도 봄 햇살 내려 반들거리고
바다에는 작은 섬들과 나가는 배
지나간 날들도 어디에서 나올 듯
사라진 이름과 낯익은 풍경
다시 겹쳐지는 새로운 이름들
무엇인가 한 아름 받아 안은 듯
충만하여서 돌아왔지
그것은 봄이었나 봐
서귀포 / 강방영
떠나도 싹 잘라내듯 떠나지 못해
보내도 뿌리까지 뽑아서 보내지는 않아
잠들지 않는 먼 바다 파도 소리는
환청으로 밀려와 밤을 범람하고
절벽에서 몸을 날리는 폭포 흰 물줄기
물보라 날리며 우렁우렁 가슴에서 울려
떠오르는 아침 해가 던지는 금빛 가루
온몸에 바르며 황홀한 구름이 날개를 펴고
빛의 바다에서 마법처럼 헤엄치는 작은 섬들
거기 맡겨놓은 그리움은 날마다 자라
설레면서 바람을 타는 곳
차마 그 여린 잎이 다칠까 다시 못가고
오직 꿈길에서만 멀리 휘돌아 찾아가서
잠시 바라보고는 다시 돌아오고 마는
떠나도 아주 떠나지 못하고
보내도 다 보내지 않는
그 곳 서귀포
서귀포에 피었던 그 푸른 나팔꽃 / 강방영
네가 말을 걸어오는데도
무심하여서 몰랐어
대답도 없이 몇 달이 지나갔지
기다리는 줄도 몰랐던 그 씨앗이
저 홀로 싹을 내고 여름을 맞아
실처럼 늘려서 감아올린 시간
하늘로 오르는 종소리처럼
어느 날 푸른 꽃 고개 들어 피어나고
그에 시선은 바다 속인 듯 빨려 들어갔어
햇살 안에 달처럼 푸른 나팔꽃
처음으로 깨닫는 식물성 사랑
돌연히 가슴이 아리더라
파도와 등대, 강정포구 / 강방영
무엇이 그리 답답할까요, 저 파도는
하늘로 치솟으며 제 가슴을 저렇게 치는데,
사람들이 지은 죄를 묻고 응징하라고
하늘이 원망스러워 두드려대는 것일까요,
아니면 먼 길을 한 달음에 달려서 온
격한 만남의 희열, 넘치는 사랑의 포옹일까요,
그도 저도 아니면
해답 없는 갈등에 미쳐버린 마음이라
너 죽고 나도 죽자는 마지막 절규일까요.
바람은 범섬으로 센 파도를 몰아오고
쌓아올린 드높은 방파제로 와서 거품을 끓이네요
부글부글 흰 거품은 다시 모여서
노랗게 서있는 등대에 물보라로 날아가며
세상을 다 뒤집고 말겠다는 듯 달리네요
분노와 원망이라고 오래 가겠어요
이 날이 가면 저 광기의 바람도 잦아들겠지요
등대는 여전히 그 자리에 남아 방향을 가리키고
체념한 파도 역시 잔잔히 제 할 일을 하겠지요.
송악산 둘레 길에 참나리꽃 / 강방영
바닷가 벼랑에 핀 참나리꽃 무리를 보았나요
땅이 끊어지며 바다 위에 높이 앉은 절벽 위
둥글게 돌아가는 길 걸으며 마음은 무엇을 읽었나요
하늘로 솟구쳐 올랐던 거대한 불덩이들이
바닷물을 끓이다가 검게 식었던 날인가요
장구한 시간을 건너 온 오늘의 얼굴인가요
절벽이 받치는 거인과 두꺼비 같은 바위들 지나서
소나무 아래에 멀리 느린 파도가 들어와
하얗게 부채처럼 펼쳐지며 벼랑 아래 시간을 새기고
영원에서 오는 듯 작은 바람에
참나리꽃들은 몸을 흔들지요
멀리 한라산에 안겨있는 산방산은 어쩐지 꿈속 같고
휘돌아 선을 그리는 바다에 형제섬은 얼마나 다정한가요
푸른 수국이 가득한 골짜기로 눈 돌리면 등성이 초록빛 비탈길
다른 세상인 듯 걷다보면 길은 기억 속에 잠겨들고
그 벼랑에 참나리꽃들은 홍시빛깔로 다시 피어나겠지요
긴 꽃술에는 붉은 우단 방울 같은 꽃가루에
그리움을 담고 수평선 향해 흔들겠지요
점점 멀어져 닿을 수 없는 곳이 되면서
그 길은 아득히 먼 오지에 기이한 꿈처럼
상상 속 존재들을 불러내며 당신의 잠을 흔들고
현실의 경계 너머 미지의 세계로 들어가
슬며시 가슴 열어 잠깐 보여주었던 이름 모를 어떤 것
그런 것들 사이에서 다시 나리꽃들은 피겠지요
겨울 팽나무 / 강방영
여름 잎들 모두 사라지면 팽나무는
하늘에 그물 같은 실가지들 담그고
수많은 손가락들 모두 다 내어민다,
날리는 눈송이라도 잡으려는 듯
하늘을 나는 바람
흰 나비 같은 눈들을 데리고 와서
다시 가는 바람에 귀 기울이면
동산에 퍼지는 하늘에서 오는 이야기
눈물과 한숨으로 비는 소원 속에 해묵은 팽나무
그 나무 찾아가 구불거리는 가지에
암호 같은 주문을 봉해
빨간 주머니 하나 매달면
다시 또 뜨거운 여름이 흔적 없이 가고
가을바람 점점 차가와져서 첫눈이 날리면
색 바래어 허옇게 매달린 낡은 주머니
터지면서 틈새로 하나씩 나와
바람 타고 흩어져 가는 것들 중에는
다시 피어날 새 봄의 여러 가지 꽃
풀의 씨앗들도 있겠지만
온 천지를 날고 또 날아서 당신 찾아 내릴
내 사랑도 있으리라
따라비 오름에 가을 / 강방영
1.
따라비 오름 길을 가을과 함께 걷노라면
멀리 있던 사람들이 가까이 온다
휘어지는 억새꽃에 이름 모를 들꽃에
그리운 음성이 걸려 수런거리고
햇살로 와서 반짝이며 하늘로 시선을 이끈다
눈물처럼 따스하고 영롱한 오름 길
그들의 마음과 함께 가을 속으로
노래하는 구름 데리고 걷고
춤추는 바람 감아 안아 걷고
2.
따라비오름 기슭에 배롱나무
당신도 나를 사진에 담는군요, 뒤틀린 자세로 벌판에 홀로 서 있는 이 모습을, 무엇을 보았길레 앞으로 뒤로 옆으로 사진기를 들이대나요, 몇 년을 살았나, 가지는 왜 동강났나, 밑 둥에 갈라진 상처는 어찌 그리 깊은가 궁금도 하고, 또 제 모습 애처로워서인가요, 유배지였던 이 섬이 휴양지로 바뀌어 렌터카가 길을 덮고 지난하던 오름의 삶이 구경터가 되면서 잊어버리는 강인한 섬의 역사를 제 몸에서 읽는다고요, 구비구비 지나갔던 고난의 역사, 홀로 자식 키워낸 과부들, 손자 맡아서 돌보는 노파들, 사랑으로 시작되고 사랑으로 이겨내는 그 고단한 과정이 배롱나무 한 그루에 디 담겨 있는 것 같은가요, 돌아보며 가는 당신 다음 계절 어느 날 다시 와서 보세요, 나는 여전히 뒤틀리고 갈라진 몸으로 서 있을 겁니다, 그리고 붉은 꽃들도 피우겠지요, 오름으로 가고 오는 바람을 맞이하고 전송하며 여전히 이 들에 남아있을 겁니다, 나는 죽으라고 찢고 짓밟았던 그들이 떠난 뒤에도 살아남은 배롱나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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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의 詩-강방영 시인
강방영 시인 ○ 대표 약력 * 1956년 10월 28일 제주도 남제주군 안덕면 창천리 출생* 1982년 詩文學 9월호(추천 완료) 등단 * 시집 (8권, 시 선집 1권 )'집으로 가는 길'(1986), '생명의 나무'(1993), '달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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