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낭송대회 지정시

8·15의 넋으로/ 신석정

시요정_니케 2020. 12. 2. 15:49

8·15의 넋으로/ 신석정

­- 해방 열네 돌에 보내는 노래

 

 

깃발 속에

깃발 속에

파도처럼 밀려오는 깃발 속에

목 놓고 부르던 만세소리

꿈이 왔다고 부르던 만세소리

나라를 찾았다고 부르던 만세소리

원수가 떠났다고 부르던 만세소리

상기도 은은히 들려오지 않는가?

 

형제를 사랑하는

이웃을 사랑하는

겨레를 사랑하는

나라를 사랑하는

이 거룩한 마음도 8·15의 깃발 속에

더욱 굳은 우리들의 진주알

 

백두산이 솟아 한라산에 뻗친 모습으로

압록강이 흘러 낙동강 칠백리가 굽이치어 가듯

다시 받든 하늘에 금빛 햇살

원광圓光으로 무늬 지는 현란한 속에

조국

사천이백구십이 년의 면면綿綿한 자랑이여!

 

온갖

설움도 가난도 참아온 열네 돌

때로 이는 비바람 눈보라도

이룩한 새 나라의 발걸음으로 짓누르고

파도처럼 밀려오는 깃발 속에

우리들의 뜨거운 가슴마다 역력히 맺혀 있는 만세소리 들으며

8·15의 넋으로

8·15의 감격으로

다시는 우리 하늘에 빛나는 태양을

가리지 말게 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