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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2.12.10 살다가 보면 / 이근배

살다가 보면 / 이근배

살다가 보면
넘어지지 않을 곳에서
넘어질 때가 있다

사랑을 말하지 않을 곳에서
사랑을 말할 때가 있다

눈물을 보이지 않을 곳에서
눈물을 보일 때가 있다

살다가 보면
사랑하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기위해
떠나보낼 때가 있다

떠나보내지 않을 것을
떠나보내고
어둠 속에 갇혀
짐승스런 시간을
살 때가 있다

살다가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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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어졌다
사랑에 빠졌다
눈물을 흘렸다
이별을 했다
그리고 어둠 속에 갇혀 짐승스런 시간을 살았다

갑자기 다가온 사랑은
순간 넋이 빠지는 일이다
매일 걷던 길에서 넘어지는 일이다
눈물을 흘리게 하
시작과 함께 이별을 준비해야 하는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기 위해
떠나보내야 한다

떠나보내지 않을 '것'을 떠나보내고
어둠 속에서 짐승스런 시간을 살아야 한다

'사랑하는 사람'이
떠나보내지 않을 '것'으로 정의된 시행 앞에서

보이지 않을 곳에서 보인
눈물이
붉고 끈적한 액체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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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7.26.금. 장마

살다가 보면

Posted by 시요정_니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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