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노래/신석정

 

 

어둠이 범람하는 지역에

도도히 범람하는 처참한 지역에,

자꾸만 짐승들은 울고

목 놓고 짐승들은 자꾸만 울고,

쩌눌린 가슴이라 숨결도 영영 동결되어 가는가?

 

<그렇지만 설마 그래서야 될 리라구 !>

 

시궁창 같은 세월을 꽃도 머물러,

그대로 멈출 수 없는 작은 핏줄에

핏줄 속에 수떨이는 가느다란 소리 있어,

아직은 뜨거운 가슴을 서로 서로

꽃으로 문지르는가?

 

<아예 그대로 잦아들 순 없는 것이여 !>

 

몸서리나는 어둔 밤을 비바람 미치게 몰려드는데,

번갯불 사이사이 천둥소리 들려오고,

머언 먼 천둥소리 산을 넘어 들려오고,

새벽을 잉태하는 뼈저린 신음소리,

우리 가슴에 밀려드는 파도소리……

 

<그대들의 귀에 젖은 노랫소리 아닌가?>

Posted by 시요정_니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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