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전국 윤동주 시 낭송대회 심사총평
시 한편을 낭송한다는 것은 한 시인의 영혼의 전 세계를 마음 안에 받아들인다는 것과 같은 의미입니다. 윤동주 시인의 시 한 편을 낭송한다는 것은 윤동주 시인의 삶과 사랑, 고통과 고독의 시 세계를 드러내 보이는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오늘 낭송에 참여한 여러분에게 묻습니다. 당신은 윤동주 시인의 시 몇 편을 암송하고 있는지요? 만약 여러분이 윤동주 시인의 영혼을 온전히 사랑한다면 그 답은 분명해집니다.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에 수록된 모든 시편들을 다 암송할 수 있어야하지요. 그렇지 않고서야 어찌 윤동주 시인의 영혼이 온전히 살아 숨 쉬는 시를 낭송할 수 있겠는지요.
현실적으로 이 일은 불가능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윤동주의 시를 낭송하고자 하는 절실한 꿈을 지닌 이라면 최소한 그의 시 스무 편을 암송할 수 있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윤동주 시인의 시편들은 우리 민족문학의 큰 자산입니다. 소월과 백석, 정지용, 이용악의 시편들 속에서도 윤동주 시인은 독특한 자리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가 일제의 생체실험대상이 되어 이십대의 청청한 나이에 아픈 시들을 남기고 삶을 떠났다는 것, 우리민족 뿐 아니라 세계인의 아픔과 그리움을 불러일으킵니다. 그러니 윤동주의 시 두세 편을 외워 시 낭송대회에 참여한다는 것, 부끄러운 일입니다. 운전을 하면서도, 쌀을 씻으면서도, 된장국을 끓이면서도, 잠자리에 누워 창밖을 보면서도 윤동주의 시를 가만히 읊는 육화된 시 정신이 필요합니다.
오늘 수상을 한 모든 분들이 윤동주의 시 정신이 지닌 아픈 우리 역사를 온전히 기억하고 따뜻이 사랑했으면 싶습니다.
심사위원장 곽 재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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