샛별 / 정채봉

고요히 한강을 건너는
전철의 맑은 불빛을 오래도록 바라본다
아직 샛별은 스러지지 않았다
전철을 타러 부지런히 강둑 위를 걷는 사람들의
어깨 위로 별빛이 잠시 앉았다 간다
전철을 탈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이라고
샛별에게 눈인사를 하고 자리에 눕는데
간호사가 또 내 피를 뽑으러 온다
내 피야 미안하다
나를 사랑했던 내 피야 잘가라
나를 용서하고
저 새벽별의 피가 되어 쉬어라


전철을 탈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이라고 생각하기 전까지 내 몸은 나를 이곳 저곳으로 잘 데려다 주었다.

몸이 나의 통제력 밖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의 게으름은 계속되어 식후 30분 운동하는 것을 지키지 못한다.

미안하다.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
그리고
심장, 췌장아......

Posted by 시요정_니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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