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녀에게’ 등 통일 노래한 문병란 시인 별세
등록 2015-09-25 19:34
수정 2015-09-25 20:35
민주시민장 29일 발인
‘직녀에게’로 통일을 노래했던 문병란(사진) 시인이 25일 암으로 별세했다. 향년 80.
문 시인은 이날 오전 6시15분께 한 달 동안 입원해 있던 광주 조선대병원에서 숨을 거뒀다. 문 시인은 민족 분단의 아픔을 연인의 이별에 빗댄 대표시 ‘직녀에게’로 일찍이 명성을 얻었다. 1970년대 중반에 쓴 이 작품은 90년 가수 김원중이 통일노래로 만들어 불러 대중의 심금을 울렸다.
35년 전남 화순에서 태어난 문 시인은 조선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62년 김현승 시인의 추천으로 <현대문학>을해 등단했다. 70년부터 시집 <죽순 밭에서>와 <땅의 연가>를 비롯해 시집과 저서 20여권을 잇따라 내는 왕성한 창작활동을 펼쳤다. 그는 작품을 통해 군부독재에 저항하며 토속적 낱말과 목가적 서정으로 통일과 민족을 노래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평생 이어진 창작의 열정으로 요산문학상, 금호예술상, 한림문학상, 박인환시문학상, 문예시대문학상 등을 받았다. 또 자유실천문인협회, 민족문학작가회의,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한국문인협회 등에서 활동하며 민중문학을 개척하는 데 앞장서기도 했다.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공동의장, 5·18기념재단 이사 등을 역임했다.
시민단체들은 문 시인의 장례를 민주시민장으로 치르기로 했다.
유족으로는 딸 명아·정아(조선대 중앙도서관 사서)·현화(무용가)씨, 아들 찬기(광주경희한의원 한의사)씨, 사위 김종두(시사만화가)·오영일(서양화가)·김안섭(무용가)씨, 며느리 박수진(광주중 교사)씨가 있다. 빈소는 조선대병원, 발인은 29일 오전 8시, 노제는 오전 10시 옛 전남도청 앞 광장에서 치른다. 5·18 당시 구속됐던 그는 국립5·18민주묘지에 안장될 예정이다. (062)220-3352.
광주/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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