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이 놓친 장음] ― ‘장단양음(長短兩音), 중(中)’
“중(中)”은 '장단양음'이다. 뜻에 따라서 단음으로도, 장음으로도 쓰인다. “중간(中間)”과 같이 ‘가운데 중(中)’이라는 의미로 쓰일 때는, 평성으로 단음이다. 그러나 “적중(的中)”이나 “중독(中毒)/중풍(中風)”과 같이 ‘맞을 중(中)’으로 쓰일 때는, 거성으로 장음이다. “중간[中間]/중학교[中學校]”는 단음으로, "중ː독[中毒]/중ː풍[中風]”은 장음으로 발음된다.
그러나 ‘한국어 사전’과 ‘한국어 발음 사전’에선, “중독(中毒)”과 “중풍(中風)”을 모두 단음으로 발음하라 지시한다. 수정해야 할 오류다.
“많은 사람이 절벽 ‘중간[中間]’에 기대어 산다” (양정희, 「삶과 절벽」, 단연 6행).
“‘중학교[中學校]’ 때 국어 선생님이/ 애기똥풀 꽃 속에서/ 동그란 안경을 쓰고/ 웃고 계셨다” (양정희, 「삶과 절벽」, 단연 6행).
“그 너스레 처음 들은 ‘중학교[中學校]’ 1학년 때” (이승하, 「자, 동동구리무요 동동구리무!」, 단연 8행).
“이젠 ‘중ː독[中毒]’이 되어버린/ 내 소중한 사랑이었다” (성숙, 「중독」, 5연 2~3행).
“기러기 신세 되고 나면 알코올 ‘중ː독[中毒]’에 우울증이라는데 괜찮은 거냐” (이문재, 「노후」, 6연 3행).
“저 아찔한 향기에 한번 ‘중ː독[中毒]’되어 버리면,” (이돈권, 「오월 동산의 찔레꽃」, 5연 4행).
“가끔 70년대처럼 연탄까스 ‘중ː독[中毒]’으로 죽고 싶었지만” (안현미, 「거짓말을 타전하다」).
“사랑은 그러니까 습관이 되어도 좋아요/ ‘중ː독[中毒]’이 되어도 괜찮죠 파도는 지치지 않잖아요” (손택수, 「봄은 자꾸 와도 새봄」, 3연 1~2행).
“나는 ‘중ː독자[中毒者]’였다/ 끊을 수 있으면 끊어봐라, 사랑이 큰소리쳤다” (마경덕, 「슬픔을 버리다」, 단연 1~2행).
“커피 ‘중ː독자[中毒者]’인 나는/ 눈물의 ‘중ː독자[中毒者]’” (김점미, 「검은 구토」, 4연 1~2행).
“도시로 나와 이십여 년, 소음굴 속에서만 살았다/ 소음 ‘중ː독자[中毒者]’가 되었다” (유홍준, 「소음은, 나의 노래」, 2연 1~2행).
“아버지가 ‘중ː풍[中風]’으로 쓰러진 나이를 넘었지만” (신경림, 「아버지의 그늘」, 3연 9행).
“‘중ː풍[中風]’ 든 柳氏의 대숲에 저녁 참새 시끄럽고” (황지우, 「가을 마을」, 단연 3행).
“우리는/ 신경을 앓는 ‘중ː풍[中風]’병자로 태어나/ 전신에 땀방울을 비늘로 달고” (기형도, 「가을 무덤―제망매가」, 7연 1~3행).
출처
https://url.kr/lqfyv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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