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전의 하루 / 이보영 


오래된 슬픔들이 하나 둘 일어선다
머나먼 지평선이 내 숙명의 텃밭이 듯
정강이 멍이 들도록
걷고 또 걸어온 길

나도 이제 훌훌 털고 예쁜 꽃이 되고 싶다
어느 날 흠뻑 젖어 형체 없는 사랑일망정
새하얀 꽃으로 피어
네 가슴에 닿고 싶다

 

 

<해설> 바닷물이 여러 날 햇볕에 말려지면 소금꽃이 피어난다. 그 바닷물은 머나먼 대양을 건너서 왔을 것이다. 수 만리 망망대해 수평선을 건너오면서 부서지고 찢기우고 상처 입었을 것이다. 더러는 절망의 눈물도 흘렸을 것이다. 그래서 소금꽃은 유난히 희고 눈부신 것인가.
< 약력> 해남 출생(본명 이현숙). 한국시조시인협회 중앙위원, 제5회 중앙일보학생시조백일장 우수지도교사상 수상, 국제PEN광주 문학상, 전남예술상 외 다수, 인생나눔멘토(문화체육관광부) 시집 ‘물소리가 길을 낼 때’, ‘나직한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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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요정_니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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