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기다리는 마음/ 신석정

 

 

 

우수도

경칩도

머언 날씨에

그렇게 차가운 계절인데도

봄은 우리 고운 핏줄을 타고 오고

호흡은 가빠도 이토록 뜨거운가?

 

손에 손을 쥐고

볼에 볼을 문지르고

의지한 채 체온을 길이 간직하고픈 것은

꽃피는 봄을 기다리는 탓이리라.

 

산은

산대로 첩첩 쌓이고

물은

물대로 모여 가듯이

 

나무는 나무끼리

짐승은 짐승끼리

우리도 우리끼리

봄을 기다리며 살아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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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길에 서서/ 신석정

 

 

 

푸른 산이 흰 구름을 지니고 살듯

내 머리 위에는 항상 푸른 하늘이 있다.

 

하늘을 향하고 삼림처럼 두 팔을 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숭고한 일이냐

 

두 다리는 비록 연약하지만 젊은 산맥으로 삼고

부절不絶히 움직인다는 둥근 지구를 밟았거니……

 

푸른 산처럼 든든하게 지구를 디디고 사는 것은 얼마나 기쁜 일이냐

 

뼈에 저리도록 생활은 슬퍼도 좋다

저문 들길에 서서 푸른 별을 바라보자……

 

푸른 별을 바라보는 것은 하늘 아래 사는 거룩한 나의 일과이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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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운 심장心臟/ 신석정

 

 

 

별도

하늘도

밤도

치웁다

 

얼어붙은 심장 밑으로 흐르던

한 줄기 가는 어느 난류暖流가 멈추고

 

지치도록 고요한 하늘에 별도 얼어붙어

하늘이 무너지고

지구가 정지하고

푸른 별이 모조리 떨어질지라도

 

그래도 서러울 리 없다는 너는

오 너는 아직 고운 심장을 지녔거니

 

밤이 이대로 억만 년이야 갈리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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