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밤 / 이호우

시조 2022. 3. 16. 09:54

달밤 / 이호우

 

낙동강 빈 나루에 달빛이 푸릅니다

무엔지 그리운 밤 지향없이 가고파서

흐르는 금빛 노을에 배를 맡겨 봅니다

 

낯 익은 풍경(風景)이되 달아래 고쳐보니

돌아올 기약없는 먼 길이나 떠나온듯

뒤지는 들과 산(山)들이 돌아 돌아 뵙니다

 

아득히 그림속에 정화(淨化)된 초가집들

할머니 조웅전(趙雄傳)에 잠 들던 그날밤도

할버진 律(율) 지으시고 달이 밝았더이다

 

미움도 더러움도 아름다운 사랑으로

온 세상 쉬는 숨결 한 갈래로 맑습니다

차라리 외로울망정 이 밤 더디 새소서

 

조웅전: 조선 시대의 대표적 군담 소설.

율: 음악의 소리와 가락(율시, 한 시의 한 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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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요정_니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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